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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블랙베리 볼드 9900


블랙베리 볼드 9000을 해외 구매하고, 기다리는 동안 우연히 손에 들어온 블랙베리 볼드 9900 중고입니다.


블랙베리, 이름 자체만으로도 많이 들어는 봤는 데 사용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거나, 아예 듣도보도 못한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일명 예쁜 쓰레기라고 불린다고도 하죠?



하지만 제 생각은 다르답니다. 이미 오래 전, 블랙베리 볼드 9000을 사용했던 경험이 있는 저에겐 말이죠.


다들 하는 카카오톡 연동 게임, 저에게는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아이폰5를 메인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블랙베리 볼드 시리즈를 다시 손에 넣은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사람들과, 가족들과, 저의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묵념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어쨋든 중고임에도 불구하고, 외관이 나름 깨끗합니다. 은빛 베젤의 몇몇 부분이 찍혀 있지만, 왠지 내가 사용하면서 생긴 생활기스인 듯 오히려 정감가고 좋네요.



유심기변으로 요 3일동안 지내봤는 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영화예매, 밴드, 카카오톡 게임 등 되지 않는 건 많지만, 저는 확정기변이 아닌 유심기변이니까요.


그리고 유심기변이 귀찮지만은 않습니다. 혼자 놀 때는 아이폰5로, 인간관계를 맺을 때는 블랙베리로 바꿔가며 오히려 제 인생이 더 값지어진 느낌이기 때문이죠.



오랜만에 사용하는 블랙베리 볼드인지라, 쿼티 패드가 조금은 낯설기도 하지만 금방 익숙해지기 시작하네요.


되지 않는 게 있다는 것, 그것이 본인에게 필요한 그것이었다면 블랙베리 볼드는 단순히 예쁜 쓰레기는 아닙니다.



저의 사랑하는 여인께서는 왜 블랙베리 볼드를 사용함으로 인해, 아이폰의 아이메세지로 문자를 보낼 수 없게 하느냐고 난리였지만 그거야 아이폰 설정에서 아이메세지를 꺼버리면 되는 문제이기에 그런 불평도 금방 사그러 들었습니다.


참, 유심 어댑터? 그런 거 없어도 사용 잘 됩니다. 괜히 어댑터 구매해서 유심 핀 부러지거나 하지 마세요.



제가 스마트하지 않기 때문에 블랙베리 볼드를 다시 손에 넣은 것은 아닙니다.


저는 스마트하지만, 요즘 세상이 말하는 그런 스마트함은 저에게 질릴 정도로 끔찍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죠.



스마트한 폰이라는 건, 사용하는 사람에게 쉬움과 편함을 선사하는 것이긴 하지만, 단순히 게임이나 인터넷만 하자고 있는 스마트폰이라면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뭔가요, 그게?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해야 할 자리에서 묵념이라니... 그게 요즘 세상이 부르는 스마트폰의 정체성일까요?



블랙베리 볼드 시리즈가 아무리 예쁜 쓰레기라도, 저에게 꼭 필요한 뱅킹 어플이 존재하며, 저에게 불필요한 (저를 묵념하게 만드는) 요소들은 없습니다.


혼자 놀 때야 갤럭시나 옵티머스나 그런 스마트폰이 좋죠. 하지만 사람과 함께 할 때는 장점보다 단점이 많습니다.


길 찾을 때는 유용하죠. 이런 건 장점인거구요.



지금 카카오톡은 설치만 했지, 인증 받지는 않았습니다.


요즘 카카오톡 메세지 10개 중 9개는 게임 초대 아니면 게임 관련 메세지일 뿐이니까요.


카카오톡도 어느 새인가, 메세지 공해로 변해버린 듯한 느낌입니다.


블랙베리 볼드 9000은 언제 오려나... 정말 오랜만의 향수를 느끼기에 딱 좋은 녀석인데 말이죠.


4월 말에는 받을 수 있을 거라고 했으니, 받는 데로 포스팅 할게요.


모두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