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아버지께서 처음으로 구매하셨던 카메라.
이걸로 대략 10년 정도는 가족들을 위하여 사진 촬영을 하신 듯 하다.
기념비적인 물건은 잘 버리지 않으시는 성격의 소유자이신 아버지임을 잘 알기에 여쭈었다.
아직 가지고 계시느냐고.
그렇게 받은 카메라다.
버리지는 않으셨지만, 그동안 사용하지 않고 장롱 속에 방치되었던만큼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있지만, 셔터는 정상적으로 눌리는 것 같고...
셔터속도 다이얼도 잘 돌아간다.
ISO 감도는 3200까지 지원하는 데, 다이얼도 잘 돌아가고 필름 통 커버 여는 레버도 잘 작동한다.
어릴 땐 몰랐는 데, 지금 보니 이게 50mm F1.4렌즈라는 걸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된다.
음... 렌즈의 곰팡이를 보니 수리점을 찾아봐야겠다.
추억의 뷰파인더.
아버지께서 카메라를 쥐어주며 아버지, 어머니, 동생 셋을 찍어달라고 했을 때 들여다 봤던 그 뷰파인더.
어릴 적 기억만큼이나 선명하게 지금도 초점 맞추는 건 어렵다.
가운데 원형이 초점을 맞추는 기준이 되는 곳인데, 원형의 절반이 상하로 나뉘는 구조이다.
초점이 맞으면 상하 나뉜 피사체가 일직선으로 반듯하게 맞춰지는 데, 이 때 판단은 어디까지 사용자의 역량이다.
필름카메라 수리점을 찾아 오버홀을 받아야 할 것 같다.
비용이 얼마나 발생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넷에선 비용에 대한 정보가 쉽사리 검색되지 않는다.
일단 광주에 한 곳, 마산 어시장 쪽에 한 곳, 부산에 한 곳...
수리를 잘하는 곳이 있다는 것까지는 알아냈으니, 내일 전화라도 해서 문의를 해야할 것 같다.
너무 비싸면... 밀폐 박스에 잘 넣어 전시라도 해야지.
아래 사진들은 아버지께서 아직 버리지 않고 가지고 계셨던 스트로브와 삼각대다.
차암... 그래도 아버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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